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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아기가 되어버린

김소정 기자 입력 2021.12.07 09:28 수정 2022.05.20 09:28

↑↑ 천 보 용
시인
ⓒ 성주신문


할머니가
아기가 되고 있어요
잘 걷지도 못하고
잘 먹지도 못해요

혼자서
잘 놀지도 못하고
늘 내 곁에 있기를 원해요

한때는
밤길도 잘 걷고
산길도 들길도
잘 걸었어요
밥도 잘하고
반찬도 잘했어요

세월이 지나
여름이 시들어 가을이 되고
가을이 겨울이 되었어요

찬바람이 땅에 묻히고
따뜻하고 촉촉한 봄날이 오면
산길도
들길도
잘 걸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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