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상 연 前 대구동호초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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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새삼 느낄 때가 있었다.
얼마 전 학교의 보조교사를 채용할 때 겪은 일은 나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두 명의 지원자 중에서 서류 심사를 거쳐 한 명을 탈락시키고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한 사람을 선발한 다음 보조교사 역할에 대한 사전연수까지 시켰다.
연수를 다녀온 후에 교무실에 들어서면서부터 굳은 표정으로 "교감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지 못하고 지원을 했습니다. ○○보조교사 역할을 그만두려고 합니다. 미안합니다."고 하였다.
즉 자기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근무 조건이 다르기에 없었던 일로 해 달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사전연수까지 받고 왜 그만 두려고 하느냐?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하고 물으니 "나는 단독으로 학생들을 모아서 한 반을 구성해서 학생들을 지도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일반 학급에 배치되어 담임선생님과 함께 협동으로 지도한다고 하니까 저로서는 좀 곤란합니다."
"좋습니다. 교감인 나 혼자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교장 선생님과 협의해서 하도록 합시다."
그로부터 30분 후에 1개월만 근무해보고 그 이후에 다시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그 날은 퇴근을 하였다.
그 다음날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퇴근 직전에 나한테 와서 "교감 선생님 계속 근무하도록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반가우면서도 나는 이틀간에 일어난 일련의 상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감탄고토(甘呑苦吐)의 뜻을 되새기며 사람들의 본성에 대해서 한 번 더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