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연서원 |
ⓒ 성주신문 |
전국의 지자체가 급변하는 관광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코자 관련시책 발굴 및 추진에 주력하는 가운데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성주군은 지난해 전 국민 대상의 제안공모를 거쳐 기존 성주8경을 '성주10경'으로 확대했다. 본지는 최종 선정된 성주10경에 대한 소개 및 추후 활용방안과 더불어 타 지역의 사례 등을 살펴보며 지역관광 이미지 개선 및 브랜드 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1회 성주8경→10경 확대 선정
▷2회 제1경 성주 가야산
▷3회 제2경 독용산성 및 성주호 둘레길
▶4회 제3경 회연서원 및 무흘구곡
▷5회 제4경 만귀정 및 포천계곡
▷6회 제5경 성밖숲
▷7회 제6경 세종대왕자태실
▷8회 제7경 한개마을
▷9회 제8경 성주역사테마공원
▷10회 제9경 성산동고분군
▷11회 제10경 성주참외하우스 들녘
다가오는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 8일)'이 대체공휴일로 확대 적용되면서 주말을 포함한 연휴기간을 이용해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부쩍 더워진 날씨에 도심을 벗어나 드넓은 바다나 강, 계곡 등 물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편이다.
성주10경 중 제3경인 '회연서원'과 '무흘구곡'은 대가천의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고 곳곳에 기암괴석과 수목이 절경을 이루는 지역 대표 명승지이다.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에 위치한 회연서원은 경북유형문화재 제51호로 '한강 정구(寒岡 鄭逑)'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학문을 강론하던 교육기관이었다.
일찍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한 한강은 외증조 김굉필의 도학을 전수하고 퇴계 이황을 통해 서원 운영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선조 16년(1583년), 그의 나이 41세에 '회연초당'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했다.
훗날 한강이 세상을 떠난 뒤 '한강학파'라 불리는 그의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가고자 인조 5년(1627년), 회연초당을 중심으로 회연서원을 건립했다.
이후 고종 5년(1868),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의해 한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1974년 문화재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제 모습을 되찾았다.
↑↑ 회연서원 견도루(현도루) |
ⓒ 성주신문 |
회연서원은 교육을 전개하던 경회당(강당), 유생들의 기숙사인 명의재(동재) 및 지경재(서재)가 있으며 제사를 준비하는 전사청, 선대 유학자의 위패를 둔 향현사, 정구의 유물·유품을 전시한 숭모각 등이 자리해 역사의식과 민족정신을 고취하는 교육의 터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성주군은 지난달 29~30일 이틀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연서원 일원에서 '인성이 자라는 교실' 행사를 운영하며 서원의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 A양은 "회연서원을 탐방하고 인근에 자리한 무흘구곡 영상 시청 및 현장방문 등 문화재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에 임하면서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서원 뒤편 산책로와 나무계단을 따라 5분가량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봉비암(鳳飛巖)'은 나지막한 산봉우리에 위치한 바위로 발아래 폭 넓은 계류의 대가천을 내려다보는 조망을 자랑한다.
또한 한강 선생이 서원 앞뜰에 매화나무 100여그루를 식재해 조성한 '백매원(百梅園)'은 매년 봄마다 꽃향기를 느끼려는 상춘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발맞춰 재작년 3월 성주군과 (협)지역문화발전소는 '회연서원, 봄 내려온다 - 매화꽃 날리는 백매원의 봄'이란 문화행사를 네 차례 진행한 바 있다.
행사 중 매화나무를 배경으로 한 무료 사진촬영 이벤트, 한복 대여서비스, 플리마켓, 디저트 판매, 퓨전국악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가운데 수천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면서 지역 인지도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겨울철 서원내·외 매화나무에 대한 과도한 가지치기로 꽃이 제대로 피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만발한 매화를 기대했던 방문객들의 불만이 쏟아진 바 있다.
이는 지역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사례로, 방문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지자체의 안일한 판단이 아쉬운 대목으로 여겨진다.
↑↑ 무흘구곡 제4곡 입암(선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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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10경 가운데 회연서원과 더불어 제3경에 이름을 올린 무흘구곡은 한강 선생과 그를 따르는 후예들이 대가천의 수려한 계곡을 오르내리며 한시를 지어 노래한 곳이다.
성주군 관할의 제1곡 봉비암에서 시작해 제2곡 한강대, 제3곡 무학정(배바위), 제4곡 입암(선바위)을 거쳐 김천지역의 제5곡 사인암, 제6곡 옥류동, 제7곡 만월담, 제8곡 와룡암, 제9곡 용추에 이른다.
문화관광해설사 B씨는 "총 35.7km 구간의 무흘구곡은 단지 산수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한강 선생이 외증조로부터 영향을 받은 도학의 근원을 찾아가는 일종의 수양과정이 담겨있다"며 "현재 제5~9곡은 김천시 증산면 일원에 속해있지만 선생이 노래할 당시만 해도 전체가 성주였다"고 설명했다.
2009년 당시 선정한 성주8경에는 제1곡 봉비암만 포함돼 있었으나 지난해 성주10경 개편 과정에서 무흘구곡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무흘구곡은 매년 여름철이면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로 붐빌 뿐만 아니라 성주호 둘레길과 연결돼 천변 경관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경북도와 성주군은 지난해 10월 선비정신을 되새기고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무흘구곡 라디엔티어링' 행사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라디엔티어링은 라디오(Radio)와 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의 합성어로, 라디오를 들으며 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코스를 걷는 동안 라디오를 통해 무흘구곡에 얽힌 이야기와 음악을 들으며 퀴즈 풀기, 미션 수행 등 다양한 활동에 임했다.
성주군 관계자는 "무흘구곡 일대는 영남지역 옛 선비들의 산수유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역사교육의 산실이자 주민들의 휴식공간"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