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이자 농업·농촌지역의 경우 문화 소외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균형발전 일환의 문화 인프라가 구축되고는 있으나 프로그램 부재는 물론 건물 활용 부족으로 시설 이용률 감소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이에 주민 위주의 지역문화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여건을 분석할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민간조직을 활용한 전략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현재 성주군에서 시행되고 있는 지역자원 기반의 문화예술사업 및 축제 등을 비롯해 문화도시, 도시재생, 신활력플러스사업 등 주민주도형 공모사업과 실행조직의 운영방안을 살펴보고 타지자체의 우수사례를 취재해 문화격차를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구상해본다.【편집자 주】
-게재순서
▷성주군 공모 및 주민주도형 사업 현황
▷성주문화도시센터와 문화예술단체
▷성주군신활력플러스사업과 액션그룹
▷신활력플러스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성주군도시재생사업과 마을협동조합
▷주민주도형 성주가야산메뚜기축제
▶칠곡인문학마을의 주민공동체 형성
▷효석문화제·봉평장의 지역경제살리기
칠곡 인문학마을은 주민참여, 새로운 활력, 인문학 콘텐츠의 참신성 등으로 지역 이미지 제고는 물론 인문학마을도시라는 브랜드로 특화돼 10년째 활발히 순항 중이다.
칠곡군은 2004년에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이듬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평생학습대학이 학점은행제 운영기관으로 승인받으면서 인문학사업의 기초로 관련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대학진학에 꿈을 이루지 못한 군민들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특히,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한 젊은층과 출산·육아로 전업주부 상태에 있던 여성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후 2012년에 지역발전위원회의 창조지역사업인 칠곡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군은 2개년 발견계획을 수립해 총 20억8천만원으로 마을별 주민주도의 인문학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인문학 마을은 주민 스스로 삶과 생활의 인문학을 실천하고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가치 공동체를 꾸리며 살아가는 마을이란 뜻으로 △인문학기반 구축사업 △인문학 활성화 사업 △인문학동아리·단체 활성화 △네트워크 사업 △인문학마을 만들기 △인문학 축제 등 5개 영역의 기획사업으로 구성됐다.
ⓒ 성주신문 |
이러한 기반 위에 설계돼온 칠곡 인문학마을사업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칠곡군의 대표사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 10개, 2014년 14개, 2015년 19개, 2016년 24개, 2017년 25개, 2018년 26개, 2019년 28개, 2020년 30개 마을로, 21~22년까지 꾸준히 확장되고 있으며 연속지원이 가능해 현재 36개 마을이 인문학 만들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칠곡군 8개 읍면, 215개의 행정구역상 마을에서 인문학마을을 경험한 곳은 41개소로 전국대학생인문학활동 등 연계사업까지 확장할시 30% 정도, 약 60여개 마을이 인문사업을 알고 있거나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2년 4월 기준 11만3천명의 칠곡군 인구 중 약 25%인 2만8천명 정도의 행정통별인구가 참여주민으로 집계됐다.
인문학마을 사업은 '주민 스스로 함께 살아감을 연구해 삶의 즐거움과 사람의 가치를 아는 일'로써 주민주도의 마을살이 활동을 뜻한다.
마을살이는 각각의 마을마다 의식주 중심의 기본적인 방식 변화에 초점을 맞춰 주민들이 원하는 활동을 주체적으로 진행한다.
↑↑ 마을살이의 초기단계부터 시작되는 생각밥상에서 주민들이 의견을 공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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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밥상은 밥과 생각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새로운 형태의 주민회의로써 편하게 식사하는 밥상을 매개로 친숙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주민들의 생각과 욕구를 그대로 수렴할 수 있는 장이 조성됐다.
이러한 주민소통의 장을 기반으로 2014년 하반기엔 칠곡인문학마을협의회가 결성됐다.
2015년, 급격하게 마을살이 규모가 확장된 가운데 이웃마을과의 교류를 위한 커뮤니티가 활성화됐고 삶과 지형의 유사한 권역별 마을끼리 공통된 마을살이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곳곳에서 소위 스타마을이 탄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도 했으나 마을간 경쟁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나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의 피로감을 덜어내고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시기에 공동체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전문 기술들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마을잡지 편집단, 축제기획단 등 실제 주민협의체가 다시 운영되기 시작하고 지역민 스스로 하고 싶은 활동을 자체 기획함으로써 마을에 다시 생동감이 돌았다.
대표적으로 칠곡군 가산면의 석우리 마을은 행복이 활짝피는 돌모리 가을축제를 기획하고 석우리 빨래터에선 부녀회원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주민 이야기를 발굴했다.
기산면 죽전 2리는 어르신들과 젊은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뜨개질 교실과 귀촌한 주민간 소통 활성화를 위한 택호 넣은 문패 만들기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동명면의 구덕리에서는 마을내 전통주빚기 활동인 술 익어가는 마을 콘텐츠와 고소함이 풍기는 구덕리로 주민들이 제빵수업을 받아 마을카페에서 메뉴를 개발 판매했다.
이밖에도 북삼읍 동부늘푸른타운아파트의 미싱교실, 율2리의 살아있는 노동요 일노래 합창단 창단과 석적읍 한솔솔파크강변아파트의 자신감업 메이크업, 왜관읍 왜관10리의 소통공방, 태왕아너스센텀아파트의 아빠 놀이터까지 각 마을별 마을살이가 다시 활기를 띄었다.
결과적으로 고유한 전통을 재현해 마을문화를 지키는 '전통문화', 이웃간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삶을 공유하는 '세대교류', 지역예술가와 협업한 '생활문화예술', 마을 환경을 다듬는 '생태환경', 마을내 인종을 초월하고 무한한 범위를 포용하는 '문화다양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사회적경제'까지 크게 6개의 마을살이 특징을 보이게 된다.
마을의 주민주도형 콘텐츠가 활성화되면서 인문학마을은 주민, 공간, 자원, 문화 등을 활용한 지역 브랜드를 확충하는 등 견고한 마을 커뮤니티를 만들어 애향심 고취는 물론 마을과 지역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개념을 각인시키는 주민주도형 사업의 선순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