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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아버지와 아빠 - 이상숙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12.12 09:43 수정 2023.12.12 09:43

↑↑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옛날 내 아버지는
이른 조식 하시고
다딤이돌 위에서
주름살 펴고
연기 오르는 숮불 다리미 아래서
광을 낸 무명 베바지 적삼 차려 입으시고
이십여오리 험한 자갈길
소 달구지 타고 오일장 가신다

갈빛 저문 해를 벗 삼아
메밀 잠자리 등에 지시고
먼 길 다녀 오셨으나
반가운 눈깔 사탕 하나 없고
막걸리 주정으로
어머니 애 태우신 아버지
그래도 무척 그립구나
옛날 내 아버지

달리는 자동차 속에서
아빠는 늘 바쁘다
지금 시대 아빠는
무척 안스럽다

아빠의 마음 창고는
낙이망우(樂而忘憂)다
그도 그럴 것이
아빠는 하늘 만큼 부자다
엄마 위한 꽃다발 선물
아이 좋아하는 피자 치킨

달리는 차창 속
사랑 향기 가득하여
고된 하루 퇴근길은
아빠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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