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관내 유일한 응급실이 최근 문을 닫으면서 응급의료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지역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 중심부에 자리한 성주무강병원은 2012년 응급의료기관에 지정된 후 주·야간 및 공휴일에 응급의료서비스를 전개하며 편의를 제공했으나 몇 년 새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이달 초 부분운영에 들어갔다가 결국 18일부터 응급실 운영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다만, 응급실을 제외한 일반 진료는 현행대로 운영된다.
성주무강병원은 지난해 국비 약 1억7천만원을 지원받아 응급실을 운영했지만 인구감소에 따른 환자수 급감, 의료인력 부족 및 인건비 부담 등 경영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응급의료기관 지정서를 반납했다.
앞서 성주군보건소는 성주무강병원 관계자 등을 만나 응급실 운영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응급실을 이용한 환자가 한 달에 10명 안팎인데다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 받은 경우가 다수"라며 "인건비와 의약품 및 의료소모품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지원금은 수년째 그대로인 수준이라 도저히 응급실 운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운영종료 후 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은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타 지역으로 향하기도 했다.
성주군 대가면에 거주 중인 A씨는 "주말 늦은 오후 느닷없이 아들이 배가 아프다고 해서 급하게 차에 태워 응급실로 갔는데 불이 꺼져있어 당황했다"며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겨우 대구에 있는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분간 성주무강병원은 평일 주간에 한해 외래진료 식으로 응급환자를 수용하나 정작 의료취약시간대인 야간 및 공휴일의 의료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보건소는 인터넷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성주무강병원의 응급실 운영종료를 알리며 칠곡군 왜관병원, 대구시 한솔병원과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등 인근지역의 야간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 6개소를 안내했다.
게시물엔 '산부인과와 소아과도 없고 성주를 벗어나야겠다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생겼다', '대구까지 가다가 죽는 사람 많겠네', '모든 게 인구감소 때문인 듯', '갑갑해진다' 등 자조적인 댓글이 달렸다.
거리상 성주읍에서 가장 가까운 왜관병원이 자차로 최소 15분 이상 걸리고 상급종합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은 30분 가까이 소요되는 등 환자이송 지연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1분1초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교통체증이 발생하거나 특히 가천·금수·수륜면 등 서부지역의 경우 성주읍 출발에 비해 평균 15~20분 이상 지체되는 가운데 위급환자 발생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다.
작년 3월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학생이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사망했던 소위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바 의료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성주무강병원 응급실 운영종료 여파가 커지면서 보건소는 지역민을 위한 비상진료대책이 필요하다고 파악한 가운데 지난 26일 공중보건의와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관계자 간 논의를 거쳐 공보의 9명을 순환당직 근무로 전환하고 소속직원도 재택당직에서 일직·숙직당직으로 변경하는 등 비상대응체계를 마련했다.
성주군보건소 관계자는 "오는 2월 1일부터 보건소를 당직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야간진료실을 운영해 24시간 진료서비스를 제공키로 결정했다"며 "조만간 응급실 근무경험을 갖춘 간호사 3명을 추가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주소방서와 긴급 간담회를 통해 응급환자의 원활한 이송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를 강화키로 뜻을 모았다.
한편, 성주지역엔 성주군보건소와 함께 각 면의 보건지소 총 9곳, 보건진료소 11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보건소의 적정 공보의는 11명이나 관내 공보의의 경우 9명인 것으로 알려져 농촌지역 의료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밖에 의료기관은 병원 2곳, 요양병원 3곳, 의원 16곳, 치과의원 9곳, 한의원 10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