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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소리의 정서 - 이상숙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2.06 09:54 수정 2024.02.06 09:54

↑↑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美音(미음)과 騷音(소음)은
삶의 발상이다
섬세 미세 교모의 침묵은
현 시대의 불편한 소리다


투박하고 걸죽하고
구수한 시래기 국물 같은
옛날은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다


옛 소리는 무겁다
시대 변천을 묵묵히
역사의 美音으로 남아
때가 되면 가끔씩 꽃이 되어
향기로 피어난다


구정 세밑 섣달이 되면
옛 여인 우리의 어머니다
높은 장대 긴 줄에서
무명베 두루막 바지 저고리


아이옷 바람에 펄럭인다
여인네 치마 꼬챙이는
눈 깊은 귀퉁이 숨어서
얼었다 녹았다 조용하다


달 밝은 밤이면 회오르는
호롱불 아래서
콩따닥 방망이 다딤소리
은하수 높은 하늘을 울리고
아가씨 고운 댕기머리


문풍지 시린 달빛에
콩나물시루 물 내리는
그림자는
두고 두고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다


젊은 그대들은 아는가
진실로 아름다운
옛 소리의 정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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