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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초복(初伏)에 - 천보용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7.16 09:24 수정 2024.07.16 09:24

↑↑ 천 보 용 시 인
ⓒ 성주신문

 

꽃이 피었다 지고
잎이 돋아난 왕버들 나무 밑에
맥문동이 보인다

그 아래
나를 닮은 사람들이
밴치에 앉아 있다

초복날은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거워
체력이 떨어져 보신탕을 먹는다

이 날은
가을이 오기 전에
여름에 엎드려
복종한다는 의미와

개가 사람에게 보신한다는 의미로
사람 人변에 개 犬의 합성어가 되어
엎드릴 伏이 되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예부터 내려온
뿌리 깊은 풍속의 모습은 어디 가고
삼계탕이 가마솥에 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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