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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눈 내리는 창가

김소정 기자 입력 2022.02.15 09:10 수정 2022.05.20 09:10

↑↑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회색 창밖에 함박눈 내림니다
김 오르는 차 한잔 마주하여
창가에 앉으니 아득한 추억이
주마등으로 돌아 옵니다

심심深深산골 함박눈 내리니
아이와 강아지가 눈밭에 뛰놀고
작은 초가 굴뚝에서 저녁 연기
모락모락 밥내음 납니다

큰솔率 잔솔率 가지위에
해묵어 이끼낀 돌담길 돌아
닫힌 싸릿문 마른가지위에
함박눈 사각사각 쌓이는 밤이 오면

회 오르는 희미한 호롱불 아래서
올망졸망 동생들에게
"성냥 팔이 소녀" 읽어 주면
눈물 홀짝이다가
숲속 부엉울음 소리에
아랫목 따뜻한 이불 쓰고
새근새근 잠들고
문풍지 시린 윗목
콩나물시루 물 내리는 소리
정겨운 밤이 깊어 갑니다

고우신 젖가슴 내어 주시던 위대하신
어머님 사랑은
따뜻한 큰 손으로 작은손 지켜 주시던
아버님 깊은 뜻은
가슴가슴 마다 이슬 되어

人生無常인생무상
그리움 많은 옛 사람들
세월의 흔적으로
빛 나는 흰눈 머리에 이고

그래 괜찮지 않지만 그래도 괜찬다

다연 이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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