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왕자태실 |
ⓒ 성주신문 |
전국의 지자체가 급변하는 관광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코자 관련시책 발굴 및 추진에 주력하는 가운데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성주군은 지난해 전 국민 대상의 제안공모를 거쳐 기존 성주8경을 '성주10경'으로 확대했다. 본지는 최종 선정된 성주10경에 대한 소개 및 추후 활용방안과 더불어 타 지역의 사례 등을 살펴보며 지역관광 이미지 개선 및 브랜드 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1회 성주8경→10경 확대 선정
▷2회 제1경 성주 가야산
▷3회 제2경 독용산성 및 성주호 둘레길
▷4회 제3경 회연서원 및 무흘구곡
▷5회 제4경 만귀정 및 포천계곡
▷6회 제5경 성밖숲
▶7회 제6경 세종대왕자태실
▷8회 제7경 한개마을
▷9회 제8경 성주역사테마공원
▷10회 제9경 성산동고분군
▷11회 제10경 성주참외하우스 들녘
↑↑ 하늘에서 바라본 세종대왕자태실 |
ⓒ 성주신문 |
초·중·고 여름방학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의미있게 보내고 싶은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세종대왕자태실'을 제안한다.
성주10경 중 제6경인 세종대왕자태실은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에 위치한 유적지이자 2003년 사적 제444호로 지정된 바 있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태반과 탯줄을 함부로 두지 않고 항아리에 담아 봉안한 곳으로 길지(吉地)로 여겨진다.
조선시대 왕실은 전국 명당에 태를 안치했는데 1438~1442년 사이에 만들어진 세종대왕자태실은 규모면에서 월등하다.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역사적 인물인 세종대왕의 적·서자 19명 중 큰아들 문종을 제외한 18명의 왕자와 원손 단종의 태실 등 총 19기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완전한 군집을 이룬 전국 최대의 태실 문화유산이자 조성방식에 따라 시대별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다만, 19기 중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한 왕자 5명의 태실은 연잎 모양의 받침돌을 제외한 석물이 파괴돼 남아있지 않으며 14기 만이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태실을 살펴보면 지상에 보주와 복련, 개첨석, 중동석, 앙련이 드러나고 땅 밑에 기단석, 토석, 개석, 석함, 태항아리, 배수구 등을 두고 있다.
이중 왕의 태실을 뜻하는 태봉(胎封)은 주변의 태실과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데 세조의 경우 즉위 후 특별하게 거북 모양으로 만든 받침돌인 귀부로 구성된 가봉비를 태실비 앞에 세워뒀다.
태 주인이 처한 상황이 태실에 온전히 반영된 만큼 세종대왕자태실은 사료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매년 5월 지역축제에 앞서 지자체는 태실의 고장이란 정체성을 확립하고 생명존중 사상을 전파코자 서울 경복궁 일원에서 조선왕실의 전통의례인 태봉안 행차 재현행사를 열고 있다.
경복궁 교태전에서 태를 씻는 의식과 강녕전의 태봉지 낙점 및 교지선포, 태의 봉안과 봉출의식, 세종대로를 거쳐 광화문 광장에 이르는 태봉출 행렬이 이어진다.
성주군청 관광과 관계자는 "태봉안 의식 재현은 장태문화의 산실인 세종대왕자태실의 가치를 알리는 계기"라며 "저출산 및 생명경시 현상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행사로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세종대왕자태실 주변에는 수호사찰인 선석사가 자리하고 있다.
선석사는 경북도 유형문화재인 대웅전과 명부전, 칠성각, 산신각이 있으며 신생아의 탯줄을 보관하는 태실법당이 눈에 띈다.
↑↑ 태실문화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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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실법당이 만들어진 2016년 당시 성주군은 세종대왕자태실을 기반으로 한 '생명문화공원'을 건립했다.
이곳은 앞서 2008년부터 8여년에 걸쳐 국·도비 19억7천400만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 93억5천만원을 투입해 조성한 공원이다.
진입교량과 진입로, 소·대형 주차장 등을 개설하고 주변정비의 일환으로 전선·통신주를 지중화했다.
약 4만1천457㎡ 규모의 생명문화공원 곳곳에는 태실 미니어처와 쉼터가 마련돼 있으며 해설사가 상주하는 태실문화관은 역사교육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성주군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 중인 김종한씨는 "태실문화관은 우리나라 태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소개한다"며 "각종 기록물과 그림, 영상을 통해 조선시대 민가와 왕실에서는 각각 태를 어떻게 갈무리했고, 태교는 어떻게 했는지 등 태와 관련된 흥미로운 얘기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실의 특수성을 살린 문화프로그램은 참가자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이끌고 있다.
특히 임산부 가족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태실의 고장 성주, 태교여행(약칭)'은 세종대왕자태실이 가진 고유 콘텐츠를 토대로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태교여행 프로그램은 재작년 문화재청상 수상에 이어 올해 경북도가 주관한 대표 관광자원 발굴 육성사업 등에 선정되면서 성주가 으뜸 태교여행지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였다.
한편, 성주군은 조선왕조 태실 세계유산화를 위해 타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태실 유적을 보유한 경북·경기·충남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성산동고분군 전시관 다목적강당에서 조선왕조 태실 세계유산화 광역 실무회를 가졌다.
이들은 태실의 유네스코 등재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동 추진전략과 더불어 올 하반기에 열리는 학술 심포지엄의 주제 및 방향 등을 논의했다.
현재 경북지역은 성주의 세종대왕자태실과 영천 인종대왕태실, 예천 문종대왕태실비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태실을 보유하고 있다.
우수한 문화관광자원을 지닌 세종대왕자태실이 우리나라 세계유산 중심지로 부상하길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