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낮 최고기온이 30℃에 육박하는 가운데 논·밭에서 작업하다 현기증 또는 탈진, 경련, 실신 등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8일 성주군 벽진면의 참외밭에서 일하던 60대 여성이 더위에 현기증을 보이다 쓰러졌다.
이어 성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를 기록한 지난 18일에는 성주읍의 60대 남성이 야외작업 중 갑작스러운 구토와 탈진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동기간인 지난해 6월 말에는 성주군 수륜면의 70대 남성이 밭에서 농약을 살포하다 더위에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적 있다.
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전국에서 104명의 온열질환자(추정 포함)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경북에서는 성주·구미·경주·칠곡·청도에서 각 1명이 온열질환으로 인해 병원치료를 받았고 안동의 경우 4명, 포항은 2명의 환자 수가 집계됐다.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발생이 잇따르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22일 폭염 재난위기경보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더구나 성주를 포함한 경북지역은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층이 많아 매년 여름마다 온열질환 취약지로 여겨진다.
당국은 최근 한 달 사이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본격적인 여름철 15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번 장마전선이 지나가고 뜨거운 고기압이 몰려오면서 7~8월 극심한 무더위가 예상되므로 평소 건강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농작업, 운동 등 야외활동 시 꽉 끼지 않는 헐렁한 옷과 모자를 챙겨 체온을 낮추고 갈증을 느끼기 전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며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 한낮에는 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달 초·중순 때이른 무더위에 내륙 곳곳에 폭염특보가 전해졌던 당시 성주군민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 차원의 폭염 대응 안전안내문자 발송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농민 A씨는 "경북도가 보낸 안전안내문자는 확인했지만 성주군으로부터는 별다른 안내가 없어 아쉬웠다"며 "경북도 문자의 경우 도내 전체 시·군민에게 발송하므로 지역별 체감온도 등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가능하다면 온열질환 발생이 우려되는 날에는 지자체가 먼저 나서서 현재 체감온도, 폭염 대비 행동요령, 응급환자 조치 등의 정보를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안전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간 적이 없어 폭염특보가 발령되지 않아 문자를 발송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폭염특보와 관련된 안전안내문자 발송기준을 살펴보면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 등으로 중대한 피해발생이 예상될 때'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일반주민을 고려한 지자체의 선제적인 점검과 더불어 유연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성주군은 읍·면소재지 주요 간선도로 및 이면도로에 노면 살수작업을 실시하고 자동 살수장치인 쿨링로드를 가동하는 등 별도의 폭염대책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