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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선거 1년, 지방자치는 안녕한가 - 하승수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06.27 09:40 수정 2023.06.27 09:40

↑↑ 하 승 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 성주신문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임기가 1년을 지나고 있다. 4년 중 1년이 지났는데, 우리 지역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과연 제 역할을 해 왔을까?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이 평가를 한번 해 볼 필요가 있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시ㆍ도 교육감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기관에서 직무수행에 관한 여론조사를 해서 공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여론조사 방식 자체가 갖는 한계도 있는 데다 광역지방자치단체 차원에 국한된 평가이다. 풀뿌리 지방자치라고 할 수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에 대해서는 참고할만한 평가자료조차 없다.

그러나 2022년에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많은 지적이 이뤄지고 있다. 지방자치와 관련해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 오다보니, 필자에게도 지방자치단체장의 독선과 전횡,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주민들과 언론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전직 단체장의 정책을 합리적인 이유없이 뒤집거나, 그나마 축적되어 온 민관협력이나 주민자치와 관련된 정책이나 예산을 축소하는 경우도 있다. 단체장이 선거법 위반, 비리와 연루되어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경우도 본다. 난개발 사업에 대해 소신없이 대처하다가 지역주민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경우도 본다.

어떤 지역에서는 벌써 주민소환 얘기까지 나온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임기 시작 후 1년이 지나면 주민소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제 7월이 되면 임기 1년이 되니, 불만이 쌓인 주민들 사이에서 주민소환이 거론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주민소환을 위해서 주민서명을 받아야 하는 요건이나 서명절차가 까다롭지만, 지금 국회에서 논의중인 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주민소환도 지금보다 쉬워진다. 작년 12월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법개정안에서는 3분의 1 이상 투표율이 나와야 개표를 하던 것을 4분의 1로 낮추고, 온라인 서명도 가능하게 하는 등 주민소환 제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주민소환이라는 제도는 '마지막 제동장치'로 봐야 한다. 주민소환까지 가는 것은 소환대상이 된 공직자에게도, 지역주민들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가능하면 소환까지 가기 이전에 소통이 되고, 합리적인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기 1년을 맞아 행정에서 주관하는 보고회가 열리는 곳도 있다. 물론 이런 보고회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보고회라도 여는 것이 낫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보고회'가 아니라 '경청회'일 수 있다. 주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안에 대한 '정책토론회'일 수 있다. 듣지 않고 토론하지 않는다면, 주민소환이나 감사청구, 고발같은 방식밖에는 남는 것이 없다. 전국 곳곳에서 불통을 호소하고, '토론의 부재'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지방의원들의 경우에도 부정적인 사례들에 관한 보도가 많이 나온다. 고질적인 예산낭비성 해외연수는 여전하다. 전국 곳곳에서 관광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든가 부실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문제가 되는 지방의회들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지방의회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해외연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평가를 받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의회도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주민들의 불신이 클수록, 선출직 공직자라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주권자인 주민들의 평가를 받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물론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출직 공직자라면, '내가 열심히 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1년 동안 한 활동에 대한 평가도 주민들로부터 직접 받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한편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지방자치가 되어야 한다. 독선과 전횡, 부패와 예산낭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것은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요건일 뿐이다.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지방자치'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년동안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주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얼마나, 어떻게 해 왔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평가가 아니라, 주민의 목소리를 통한 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주민이 주최하는 '우리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평가 토론회'같은 것이 개최되면 어떨까?

 

* 외부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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