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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현수막 유감 - 석종출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1.09 10:04 수정 2024.01.09 10:04

↑↑ 석 종 출 펫헤븐AEO 대표
ⓒ 성주신문

 

현수막의 사전적 의미는 선전문이나 구호문(口號文) 따위를 걸어서 매단 천이다. 대체로 광고 등의 알림 목적인 경우는 지정된 게시물 거치대에 설치 하도록 되어있고 일정의 사용료 성격으로 수수료도 납부하고 있다. 관리주체인 지방자치단체마다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운영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정치적 구호나 행사를 알리는 경우와 어떤 행위나 행정절차에 반하는 내용의 경우는 지정된 게시대를 이용하지 않고 오가는 통행량이 많은 사거리나 눈에 쉽게 들어올 만한 장소가 이용되기도 한다. 기자의 생활 권역에서는 면 소재지 농협 앞이나 편의점 인근 장소에 일년내내 무엇이 걸려도 걸려있다.

축하의 내용이 주로 많다. 축하할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이나 문구에서 매우 소소하거나 극히 가정적인 것을 공개적으로 게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면 '누구누구ㅇㅇㅇ 취임' '누구누구ㅇㅇㅇ상 수상' 어떤경우에는 '누구누구ㅇㅇㅇ 학위취득' 같은 것도 볼수 있다. 요즘 입시철이라 '누구누구 ㅇㅇㅇ대학 합격' 같은 게시물도 있는데 개인의 영광이고 가문의 자랑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또래 아이들이나 대학을 가지 못하거나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가정에는 심리적 부담이나 위화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듯 해서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다.

또 게시물의 게시 기간도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월달에 어떤 축하의 게시물이 색이 바랜 채 아직도 걸려 있기도 하다. 대략 일주일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몇 주 몇 달씩 거치 하는 것은 지양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사돈 논 사면 배아프다'는 속담처럼 남이 잘되고 축하받을 일에 왠 태클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사 가정사를 너무 크게 떠벌리고 공개하는 모양새도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듯 하다. 내년이면 국가적인 큰 선거가 있는데 온통 길거리에 현수막 풍년이 들것 같다. 미관에도 그렇거니와 오히려 반감이나 비호응의 반응도 고려해 주는 배려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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