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 성주신문 |
바람 없어 흔들림이 없는
고요한 산골
안개 자욱한 겨울비가
차가운 세상을 가둬 버렸다
어디선가 작은 굴뚝으로
하얀 연기 오를 듯
옛날엔 그랬다
추적대는겨울비 내리면
윗채 안방 아랫목에서
걸죽한 동동주 익어가는 냄새
아랫채 사랑방에는
새끼 꼬며 인생 엮어가는
구수한 풍어설
진실로 애틋한 전설같은
사실이다
지금은 이렇다
옛날을 견주어 현실을 빗대며
부정하고 싶은
냉혹한 시대 앞에서
존중 사랑 신의라는
진실의 기준은 대충
어디까지로 하는가
희뿌연 안개 속
지칠 줄 모르고 빗 줄기
튕겨 내는
묵묵한 천년바위 바라보며
내일 위한 나날들
아름다운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