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량 참외를 구입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군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게시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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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참외 수확기에 접어들었지만 예년에 비해 부진한 작황으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겨우내 잦은 비와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이 부족해 일명 '물참외'라 불리는 발효과가 전년 동기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참외를 물에 담갔을 때 3분의 2이상 잠길 경우 발효과로 보고 있으며 씨 부위가 검게 변할 뿐만 아니라 과육이 갈변해 역한 냄새를 풍긴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A씨는 "한 번 작업할 때 거의 반 이상이 물참외"라며 "보통 이맘때 참외하우스를 들어가면 노란 꽃으로 가득 차 2차수정을 하는데 올해는 해가 들지 않아 꽃이 제대로 안 펴서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수정이 늦어지면 당연히 출하시기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참외 수확량 감소 및 품위 저하로 인한 농가와 유통업계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주참외원예농협 공판장 관계자는 "참외는 박과채소라 최소한의 수분만 있으면 되는데 최근까지도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려 전년대비 출하량이 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출하량이 감소하며 일시적인 가격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0일 기준 10kg 한 상자가 평균 7만8천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날 6만3천333원보다 25.46% 오른 반면 물량은 32.17% 줄었다.
일각에선 늦어지고 있는 수정 및 수확 상황을 고려해 이번달은 비교적 높은 가격을 예상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하순경 홍수출하에 따른 시세급락을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일조량이 극도로 부족할 땐 외관상 정상적인 상품으로 보이더라도 유통과정에서 발효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지어 먹을 수 없는 수준의 비상품과가 시중에 유통되는 사례가 있어 문제다.
얼마 전 성주를 찾았던 한 남성은 "남성주휴게소 농산물특매장에서 참외를 샀는데 집에 와서 잘라보니 죄다 상했다"고 성주군청 홈페이지에 사진과 글을 남겼다.
이에 농정과 측은 "해당사항을 확인한 후 판매처에 시정을 요구했고, 따로 연락을 주면 교환 및 환불 처리하겠다"며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산물판매장 운영관리 및 농가교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절기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는 성주참외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고령군에서는 과습으로 곰팡이 핀 딸기가 무더기로 발견됐으며 경남 함안군은 수박 출하를 앞두고 이파리가 까맣게 변하거나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참외농가를 대상으로 발효과 예방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참외기술팀 관계자는 "찬물 유입을 막기 위해 평소 하우스 동간 비닐 멀칭 및 배수구 정비에 신경쓰고 터널형 비닐은 십자로 찢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며 "칼슘비료를 엽면시비해 생육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