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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의 역습 - 강태욱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5.07 09:56 수정 2024.05.07 09:56

↑↑ 강 태 욱 한국한돈협회 성주군지부장
ⓒ 성주신문

 

해외 직구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커졌다. 그 영향력은 국내 제조업뿐만 아니라 국내 유통시장까지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유통시장 상권의 흐름은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같은 대형유통으로 경쟁력이 재고되어왔다. 이 흐름의 끝이 쿠팡으로 국한되나 쉽더니만 얼마 전부터 중국 유통업체들이 국내 전체 유통시장을 장악하는 속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중국 상품이 중국 유통업체를 통해서 전 세계에 공급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처럼 중국의 유통업이 선진 자본주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는 비결은 경쟁력을 갖춘 중국 상품과 자유무역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 상품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된 원인은 사회체제에 따른 영향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중국 체제가 상품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 중에 흥미로운 점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최상위 보스의 보수에 관한 것이다.

상품이 대량 생산되면 중국방식과 미국방식의 큰 차이점은 CEO의 보수이다. 같은 조건에서 CEO 수익은 미국이 중국보다 훨씬 많다. 이 차이가 결국 상품의 최종 경쟁력과 관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테슬라 모델3와 사오미 SU7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이다. SU7의 판매가가 모델3보다 낮은 원인을 따지다 보면 CEO가 가져가는 이익금과 관련이 있다.

일런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행사하여 테슬라로부터 벌어들인 돈이 70조원이 넘는다. 이렇게 큰 돈을 테슬라로부터 빼가고도 아직 남아 있는 일런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20%에 달한다. 이 돈은 세계 3위 현대차 기아차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보면 미국방식으로 최상위 보스에게 제공하는 이익금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CEO는 같은 조건에서 일런 머스크처럼 댓가를 가져갈 수가 없다.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이 그 예이다. 이렇게 중국 CEO의 수익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이 중국방식이다.

시진핑 주석의 연봉은 2022년 기준 한화로 2천7백만원이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나라 그리고 GDP 세계 2위인 나라의 총책임자의 연봉이 고작 연 3천만원도 안하는데 무슨 재주로 일개 기업의 총수가 무분별하게 이익을 가져 수 있겠는가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중국은 개인의 노력과 능력이 공식적으로 당과 사회를 위한 것이기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일런 머스크가 기업을 통해서 큰 이익을 실현하는게 가능한 이유는 세계 각국의 투자금이 미국으로 보태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개미투자자들까지 미국 기업 구글,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애국심에 호소하여 국내투자를 권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기업보다 미국기업의 성장을 응원하기 쉽다. 무역자유화를 지향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미국투자를 손쉽게 하고 있기에 미국이 잘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것은 분명 자유무역의 기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론적으로 자유무역은 미국과 중국에게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유럽, 일본, 한국은 상대적으로 무역에서 손실을 보게 된다. 자유무역 국가의 국민은 중국 상품을 중국 유통업체를 통해서 중국산을 구매하고 투자는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외직구로 인한 우리나 산업의 위기는 자유무역과 시장경제 만능주의가 나은 산물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하고 FTA를 체결하고 있다. 체결 초기에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한국이 많은 이익을 실현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과의 FTA는 한국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 머지않아 미국에서 얻은 이익을 모두 중국에 반납해야 할 상항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성이 있다.

결국 관세 없는 자유무역은 전체적으로 한국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인근 성서 공단과 구미 공단를 비롯한 전국 중소기업 사장들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만이 옳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자기 공장을 문 닫게 하는 원인이 앞으로 자유무역과 시장경제라는 사실에 대해서 아직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가 IMF 이전까지 우리나라도 많은 부분에서 중국처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

그 동안 한국 농업이 보호무역의 혜택으로 유지될 수 있었듯 많은 중소기업들도 보호무역이 없이는 추풍낙엽처럼 문을 닫아야 할 처지인데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서글퍼 보인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흐름이 미국과 중국에 가장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대중들이 인식할 때에 적절한 대안이 나올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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