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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께 못다한 효를 민요를 통해 실천하고 싶습니다" / 성주향토민요보존회 최문희 회장

김지인 기자 입력 2022.01.11 09:53 수정 2022.01.11 09:53

↑↑ 최 문 희 △충남 홍성 출생(만 65세) △남편과 1남1녀 △서울 대화여자상업고 졸업 △성주향토민요보존회 회장, 별고을문화예술단 등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표창, 남양주시장 표창, 전국아리랑문화예술제 대상, 최계란 명창 대구아리랑대회 은상, 영천아리랑전국대회 동상, 공주아리랑전국대회 장려상 外 다수 △서도소리진흥회 황해도 무형문화재 3호 서도산타령 전수자, 한국국악협회 국악지도자 사범자격, 요양보호사, 전문 간병인, 호스피스 케어 등
ⓒ 성주신문

지역민으로 구성된 '성주향토민요보존회'는 민요가 가진 보편적인 감정을 관객에게 전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예술단체다. 특히 지속적인 공연봉사를 통해 주민들과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단체를 이끄는 최문희 회장을 만나 구성원 및 세부적인 활동내역, 향후계획 등을 들어봤다.


▣ '성주향토민요보존회(이하 민요보존회)'는 어떤 계기로 모이게 됐나?

성주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문화학교 민요·무용반을 수강하며 인연을 맺었다. 전문강사로부터 배운 재능을 나누고 싶은 뜻에서 재작년 11월 창단했다. 공익 목적의 비영리단체로 민요를 사랑하는 회원 18명이 노인요양시설, 마을회관, 경로당 등지에서 공연하며 지역민과 만나고 있다.


▣ 향토민요 전승 및 보급을 위해 어떤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

민중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는 민요는 공식적인 작사·작곡가가 존재하지 않아 자칫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민요보존회는 주로 소규모 공연을 통해 잊혀가는 향토민요를 알리고자 한다.

지난해 9월 대가면 도남리 일대서 열린 '성주임진의병축제'의 축제한마당을 뜨겁게 달궜으며 마을내 어르신을 대상으로 민요에 대한 교육도 진행했다. 이어 같은해 10월엔 초전면 용성리에 위치한 뒷미지 수변공원에서 발표회를 열었고 '성주문화도시 큰잔치' 개막식에도 참가해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의 대회에 참가하며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뽐낸 바 있다.

작년 11월 첫 선을 보인 '만정 김소희 상주아리랑 전국경창대회'선 총 24개의 참가팀 중 당당히 장려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상 심사를 진행한 가운데 다른 참가팀에 비해 수수하고 통일된 모습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앞서 영상제작 당시 정은아 선생님이 노랫가락에 맞춰 장구로 반주를 하고 김성덕씨가 감독 및 촬영을 맡았는데 그들의 세밀한 도움 덕분에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 터라 감사할 따름이다.


▣ 연습시간 및 민요보존회 회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회장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매주 월요일은 문화원, 수요일은 군청 뒤편에 마련한 별도의 공간에서 연습한다.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서너 시간을 투자해 합을 맞춰간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입장에서 형님, 동생하며 돈독하게 지내고 이따금씩 간식도 즐기며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 얼마 전엔 몇몇의 회원들과 경남에 위치한 '사량도'를 찾아 시간을 보냈다. 섬으로 향하는 배안에서 회원들이 즐거운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불렀는데 주위 관광객들이 박수치며 호응해준 기억이 선하다.


▣ 민요보존회 활동 중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어르신들이 민요공연을 즐기며 환하게 웃을 때 행복하다. 그들을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이 절로 생각난다. 특히 가족 중 막내라 언니, 오빠보다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이 짧다보니 더욱 그립다. 그래서 못다한 효를 실천코자 민요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


▣ 민요를 접하게 된 계기와 매력은 무엇인가?

성주에 정착하기 전 남양주에 있는 한 요양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10년 넘게 근무했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다보니 어르신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안다. 당시 '은빛소리 봉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데 '새타령', '까투리 사냥' 등 민요를 따라 부르는 어르신을 보며 덩달아 즐거웠다. 그래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민요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쌓았다.

특히 민요는 민중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친숙한 가사와 곡조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 특별하게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아무래도 자주 접하고 있는 '태평가'와 '뱃노래'가 정겹다. 이밖에 홀로 차분하게 부를 수 있는 '정선아리랑'도 본연의 구성진 가락을 느끼기 충분하다.


▣ 민요 외 관심이 있거나 더 배워보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학창시절 고전무용을 배운 적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선비춤'을 제대로 배워 어르신 앞에서 재롱부리고 싶다. 도포를 착용하고 부채 하나 든 채 선비가 가진 절개를 몸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 향후계획 및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우선 월 2회 마을경로당과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공연봉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따르고 있으나 하루빨리 사태가 종식돼 마스크를 벗고 어르신과 만나길 기대한다.


▣ 새해를 맞아 가족과 지인 등 고마운 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선 민요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준 김종국 교수님에게 감사하다.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민요보존회 회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 무엇보다 옆에서 믿고 응원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매일 아침 남편이 집을 나설 때마다 '오늘도 사고 없이 마무리 잘 하고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데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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