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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성주읍성 붕괴 원인은 기울기 아닌 '강한 수압'

김지인 기자 입력 2024.10.15 09:17 수정 2024.10.15 09:17

성토 배수불량·수압으로 붕괴
전통석공 기술자 부족도 한몫

지난 7월 폭우로 무너진 성주읍성 성벽 원상복구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붕괴원인 및 상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성주군은 사고 이후 2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재)한국건설품질연구원에 원인규명 및 조사용역을 의뢰했으며, 약 두 달간의 조사 끝에 지난 7일 성주군청에서 용역 보고회를 가졌다.

조사 결과 성주읍성 성벽은 기울어진 것이 아닌, 내부 성토부분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압에 의해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200mm가량의 강한 비가 사흘간 이어지며 성벽 중·상단부에 물이 고였고 이후 압력이 증가해 구조물이 부풀어 오르는 일명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 주변으로 퍼지면서 붕괴가 진행됐다.

용역기관 관계자는 "성주읍성처럼 잡석을 규칙적으로 쌓은 구조물이 무너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아울러 단단한 철근콘크리트를 타설해 기초를 만들었기 때문에 지반침하로 인한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가 잘 스며들지 않는 비투수성 재료로 만들어지지 않아 성곽 위 길에서부터 빗물이 들어오는 구조인데다 경사진 부분이 있어 물이 더 쉽게 유입됐다고 파악했다.

빗물과 함께 들어온 흙은 성벽 내부로 흘러가 돌과 돌 사이를 막았고 배수되지 못한 빗물은 아래에 위치한 콘크리트 부분으로도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가 되면서 수압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성주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면밀히 살펴 절차에 따라 조속히 복구작업을 이어가겠다"며 "공사를 위한 재원확보 및 시공담당 등 세부사항은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성주읍성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서울 한양도성, 광양 마로산성 등 타 지역 성곽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세월이 흐르면서 전통 석공기술을 보유한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이 심화되며 재건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주군의회 측은 "군민의 안전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주읍성은 사업비 약 37억4천만원을 투입해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한 건축물로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이나 올 7월 집중호우에 성벽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재 사고현장 주위로 대형 철제 가림판과 통제선 등을 설치해 접근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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