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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추억의 모기 불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2.09.20 17:09 수정 2022.09.20 05:09

↑↑ 이상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대숲 울창한 텃밭
배나무 감나무열매
야물차게 영글어가고
매미와 쓰르라미들의
우렁찬 열창은
때 가는줄 모르네

서산마루 떡갈나무
뉘엇뉘엇 해 걸어 놓고
모락 모락 저녁 연기에
허기를 달래는구나

콩다닥 콩다닥
투박한 소리는
거치런 송판 툇마루 위에서
하얀 무명 저고리 행주치마
단정하신 어머님의 정성
홍두깨 장단이다

돌담 기대인 해묵은 고목
감나무 그늘 아래
무쇠솥 아궁이 걸어놓고
밀짚 타는소리 토닥이고

살강 살강 썰다 남겨주신
풍성한 국수 꽁지가
희미한 잿불에 익어 가는
구수한 향기에
마굿간 황소가 혀 길게 빼어
군침을 흘리네

지금 시대 아이들 좋아하는
피자맛 보다 몇 백배 좋았지

황토 마당 짚 엮은 멍석위
푸른 잔별 쏟아 지면
어머니 옛날 이야기에
반딧불이 졸고있다

이슬 젖은 밤 하늘
은하수 흐르고
계수나무 꿈을 꾸며
모깃불 청靑초쑥 향기에
아이는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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